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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1-200330 ⠀ 2019년 11월 1일 빈센트 반 고흐를 만나러 11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암스테르담에서 Van Gogh Museum을 방문했을 때 이미 죽은 그를 마치 저 전시장 입구에서 곧 만나기라도 할 것처럼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빈센트가 캔버스에 바른 안료는 채 마르기도 전에 액자에 갇힌 듯 선명하고 윤기가 남아있으며 심하게 굴곡져있었다. 그는 모델을 구할 돈이 없을 때 자신을 모델 삼아 수차례 자화상을 그리며 외로움을 달래었고 모든 자화상 속에서 빈센트는 불안한 눈빛을 안고 정 중앙에 똑바로 앉아 우리를 굳세게 바라보고 있다. 연말에 그를 직접 만나고 온 감회가 식기도 전에 "자화상"이라는 주제로 멋지게 빛나는 아티스트의 아트웍을 맡게 된 일은 작업을 위한 영감의 연장선상에서 끝없는 벅참과 따듯함을 주었다. 그림을 그리다 아침 7시가 되어 작업실 밖으로 새소리가 들리면 피로가 쌓인 육체로 마음이 힘들기보다는 그도 이렇게 낮밤 없이 그림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갔겠지, 하며 기쁘게 꿈을 꾸었다.

A post shared by Fairy tale writer (@libere_nuage) on Mar 31, 2020 at 7:51am PDT